한 주간 너무 정신없던 시간을 보낸지라 주말에 글을 하나도 포스팅 못하고 보내게 되었다.
주말동안 유튜브를 뒤적뒤적 거리던 중 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바로 층간소음과 관련된 이야기다.
무심코 해당 영상을 클릭해 보고 있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이런 영상을 볼까 했는데 조회수는 수십만에 댓글들도 대부분 영상에 공감하며 격분한 내용들이였다.
그 중 가장 어이가 없었던 내용은 바로 과거에는 층간소음이 없었는데 지금은 층간소음 문제가 이렇게 이슈가 된 이유가 바로, "과거 주공아파트를 지을 당시에는 좋은 재료와 좋은 시공으로 못이 안박힐 정도로 튼튼한 아파트를 지었는데, 지금은 자재도 빼먹고 시공도 대충해서 아파트 품질 차이가 심해서" 라는 것이다.
조금만 알고 들여다 보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인지 금방 알게될텐데... 유튜브의 영상의 발언자는 너무나도 당연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댓글들은 또 이 말에 호응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말이 정말 사실인가??
과거와 비해서 현재에 정말 아파트 품질 차이로 인해 층간소음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인가??
이게 사실인지 체크해보는 글을 써보려 한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① 층간소음이 과거에 비해 최근 많은 이슈가 되는 이유는 바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라.
우리 그렇게 말하는 주공아파트가 지어질 당시 1970년대 1975년에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됐을까?
단 1.9%이다. 우리나라 사람 100명중 2명도 안되는 숫자가 아파트에 살았다. 이 말은 즉슨, 아파트에 살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제기할 사람이 우리나라 100명중 2명도 되지않는 다는 말이다.
하지만 2021년 그래프를 보라, 어떠한가? 2021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비율은 무려 78%,
100명중 78명의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며, 마찬가지로 아파트에 살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제기할 만한 사람이 우리나라에 100명중 78명이란 뜻이다. 1975년 대비 34배 이상의 수치이다. 그만큼 층간소음 문제는 근래에 들어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큰 이슈이자 관심거리된 것이다.
과거에는 층간소음에 대한 이슈가 왜 없었는가?
이유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워낙 적어서 언론에서 이슈로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② 옛날에 지은 아파트가 층간소음 차단 성능이 더 좋다? 는 말은 거짓이다.
옛날 아파트의 기준이 어디있냐에 따라 다를수 있겠지만, 2000년 전후를 비교하자면 층간소음 차단 능력은
2000년대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과거 강모래가 많았을 시절에 강모래로 콘크리트를 배합해 지은 아파트들의 품질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해도 그 품질의 차이가 층간소음에 대해 차이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차이도 아니고,
과거 건설관련 법규나 품질관리에 대한 법규 하나 없던 시절 단순히 강모래로 지었다는 사실만으로 품질을 논하는건
어불성설이다.
그럼, 왜 최근에 지은 아파트일 수록 층간소음에 대한 성능이 더 좋은가?
정말 단순히 생각해보자 두 공간의 소음차단을 확실히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두 공간을 두꺼운 벽으로 확실하게 구분시켜 놓으면 된다.
이걸 아파트 슬래브에 접목시키면 슬래브가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층간소음 차단 성능은 보장되게 된다.
아파트 바닥 구조와 관련되어 1999년 이전에는 바닥 슬래브 두께 규정은 120mm 이다.
이후 1980년대 대규모 주택보급을 아파트로 진행한 이후 층간소음 문제가 대두되자 1999년 이후부터 바닥 슬래브 규정을 손대기 시작했는데, 120mm 였던 슬래브 두께 기준은 이후 130mm, 150mm, 180mm를 거쳐 현행 기준은 210mm가 되었다.
"옛날에 지은 아파트가 최근 지은 아파트보다 층간소음차단 성능이 좋다"는 말은 2배가까이 되는 슬래브 두께를 단순히 품질차이로 극복한다는 말인데, 만약 동일강도의 현장 타설 콘크리트를 배합이나 시공품질의 차이로 175%의 두께를 극복할 수 있다? 이걸 가능하게 한사람은 노벨상을 받아야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 그림과 같이 골조 슬래브 상부 완충재 등 마감두께도 최근들어 더 두꺼워지고 성능이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 과거 아파트 특히 1999년 이전의 아파트가 최근 10년래 지어진 아파트보다 층간소음 차단 능력이 뛰어날 가능성은 개인적으로 제로(0)에 가깝다고 본다.
③ 소음의 역설, 차음 성능이 뛰어날수록 내부의 소음은 더 잘 들린다.
외부 카페에서 공부할때와 조용한 독서실에서 공부할때를 비교해보자. 외부 카페에서 공부할때 사람들의 발소리를 신경쓴적이 있는가? 지나가는 차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 커피를 만드는 소리 등 자잘한 배경소음에 묻혀 사람들의 발소리는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반면, 고요한 독서실은 어떠한가? 사람들이 지나가며 걸어가는 발소리, 심지어 멀리있는 독서실 문이 열리고 닫히면서 나는 바람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작은 소음도 귀에 잘 들린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
아파트 창호의 차음성능과 단열성능은 과거에 비해 굉장히 우수해졌다. 뿐만아니라 건물 외벽에 대한 단열성능도 2017년부터는 독일의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강화된 상태이다. 아파트 단열성능을 올리기 위해서 아파트 외벽에는 두꺼운 단열재가 붙게되며, 창호는 우수한 유리를 사용해 미세한 틈까지 방지하며 꼼꼼히 시공해야한다.
아래 두 표를 비교해보면 1980년 이후 단열성능이 얼마나 강화됐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50~ 100mm 재료별 기준만 표시했던 1980년대와 달리 현재는 각 부위별로, 용도별로, 난방방식별로 기준을 세분화해 각각의 최소값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창호 또한 위의 관련 법규에 따라 단열성능과 차음성능이 더 강화되었다. 과거 알루미늄 샤시를 썼다면 지금은 대부분의 공동주택의 경우 PVC로 변경되는 등,
이런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의 확실한 분리는 오히려 내부 소음을 귀에 더 잘들리게 한다. 과거 창문을 닫아도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라던지,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일부 들려 내부의 작은 소음들을 안들리게 해줬다면, 현재는 창문을 닫으면 외부의 소리는 거의 대부분 차단되기 때문에 내부의 작은 소음들이 귀에 더 잘 들리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정말 엄청난 정보를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엄청난 정보 중에 무엇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고 무엇이 근거없이 그냥 떠들어대는 소리인지는 분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선 ②,③ 두가지 이유만 살펴보아도 앞서 언급한
"과거 아파트가 최근 아파트보다 층간소음 차단성능이 우수하다" 라는 말이 얼마나 근거없는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최근들어 층간소음 문제가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고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처음부터 언급했던 것처럼 ①의 이유 때문이다. 바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인 것이다.
층간소음이 문제도 많고 이슈가 많이 되는 만큼 또 역설적으로 관련 법규나 규정들은 점점 더 강화되고 그 절차도 가속화 될 것이다. 최근 준공 후 층간소음을 테스트하는 법도 시행되었고, 건설사들도 층간소음과 관련된 기술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하루 빨리 이런 층간소음에 대한 해결책이 나와서, 사람들이 편하게 잠들고 쉴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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